뭔가를 쓰거나 그릴 때, 소재를 떠올리는 것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를 위한 ~개의 주제' 시리즈입니다. 시작은 아마 일본이었던 모양인데, 아무래도 일제는 한국인이 쓰기 좀 난감한 주제(절분이니 칠석이니 새해 참배라느니 벚꽃이라느니 뭐 그런 거)도 많이 들어가니까 국산이 낫지요. 국산 주제 시리즈 중에 거의 최초라고 할 만한 것이 '글이나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49가지 주제' 입니다.

그 49개의 주제에 맞춰 글을 써 볼 생각입니다.

어쩌면 그림을 그릴 수도 있지만 요새 그림 솜씨는 0에 수렴하고 있으니 아마 무리겠지요.
사실 2004년쯤에도 도전한 적이 있는데(무려 연작 소설로), 결국 하나도 못 쓰고 갈아엎었습니다.
그 때 생각해 뒀던 이야기 몇 개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으니 그걸 그대로 써먹을 지도 모릅니다.

2010년이 끝나기 전에 40개 이상 쓰는 것이 목표.

완성되는 경우 아래에 링크합니다.



글이나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49가지 주제
a. k. a. 글과 그림을 위한 49제
or 글과 그림을 위한 49개의 주제

* 원인은 모르겠지만 현재 홈페이지는 제대로 열리지 않습니다. 배너 링크는 제대로 작동.
* 2010-04-20 현재 묘한 쇼핑몰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배너 클릭하지 마세요.

01. 불꽃놀이
02. 전화
03. 솜사탕
04. 가정(if)
05. 동료
06. 모자
07. 15년
08. song
09. 유리잔
10. 미안합니다
11. 수신자부담
12. 졸업
13. 묘지 앞에서
14. 홈페이지
15. 공주님
16. 할머니
17. 새벽 3시 반
18. 장마
19. Fantasy
20. 발렌타인 초콜릿
21. 맥주
22. 소꿉친구
23. 쌍둥이
24. 기면증
25. 푸른색 원피스
26. 명동
27. 제야의 종소리
28. 엘리베이터
29. 시한부인생
30. 통학버스
31. 기차여행
32. 만우절
33. 편집증
34. 이방인
35. 열대야
36. 식중독
37. 액자
38. 백야
39. 제사
40. 서점
41. 거울
42. 말
43. White
44. ID
45. 기말고사
46. Moon
47. 피아노
48. 소원
49. 동그라미



ps : 배너 링크가 다시 끊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그림 파일을 올려둡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0/04/02 00:12 2010/04/02 00:12
아 이거 몰랐는데 이미 300포스팅이 지났어요(이겁니다).

왜 몰랐을까요. 허허.

그건 그렇고 판타스틱이 또 휴간이군요. 아이쿠 이런! 과월호 사야 하는데!
2010/03/30 14:05 2010/03/30 14:05

사회분석을 가장한 뻘글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게시판-부자유게시판, 2004-07-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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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싸움

2004.07.06 18:29

이라고 하는 주제가 이 엔터테인먼트의 시대에 끝임없이 반복된다고 하는 사실은 나를 공포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예전에, 아마 서태지 3집인가 들을 때 쯤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어찌하여 세상 노래들은 하나같이 사랑노래냐- 하는 생각이 들어버리고서는 그만 공포에 빠져버린 적이 있었다. 물론 맨날 들은 노래가 가요였으니 - 가사가 영어면 알아듣지도 못했으니 - 그런 것이었겠지만, 아무튼 세상에 귀에 들리는 노래 중에 사랑노래가 아닌 게 도대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은 나름대로 공포물적이었다. 애초에 사랑노래가 아닌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당연한 것으로 의식하지도 않았던 일을 그 사랑노래가 아닌 노래를 들으면서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한동안 만화를 못 보다가 약간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겨서 몇 달 전부터 동네 만화 대여점에 가서 만화를 빌려본다. 물론 만화방의 폐해에 대해서 역설하는 자로서 이건 상당한 반칙이다. 그러나 확실히 상당한 부자가 아닌 이상 만화 한 권을 살때마다 10번씩 읽는다고 해도 사서 보는 것으로는 돈 감당이 안된다. 어쨌거나 그건 차치하고- 정말이지 만화란, 특히나 소년지 계열의 만화란, 정말이지 싸움 얘기로 가득하구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버렸다. 물론 만화계도 온통 싸움 얘기는 아니고, 세계는 사랑과 싸움이 양분한다. 물론 소년지 배틀물의 경우에는 대개 사랑이라는 게 양념으로 들어간다. 요리만화니 스포츠만화니 하는 것도 대개 싸움이라는 요소가 변형되어서 들어간다. 승부를 낸다든가, 자웅을 가른다든가, 등등, 등등.

물론 책이라고 사정이 다른 것은 아니다. '요즘 애들의 취향' 이란 불쏘시개 판타지와 소위 인터넷소설로 양분된다고 할 수 있겠는데 이는 각각 3류 무협지의 서양적(더 정확히 말하면 '영어적') 변용이며 할리퀸 소설의 후예이다. 이 두 장르는 각각 싸움과 사랑을 대변한다. 물론 이렇게 무 자르듯 양분되는 것은 아니며 불쏘시개 판타지는 무협지와 마찬가지로 대개 높은 수준의 할렘성을 동반하고 인터넷 소설의 (남자)주인공들은 대개 학교를 휩쓰는 무력을 보유하고 있게 마련이다(읽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영화에 이르러서도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할 바는 아니다. 액션, 멜로. 여름이 오면 공포물 정도.

이런 지경에 이르러서는 과연 세계란 사랑과 싸움이 양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본능에 호소하는 장사는 불경기가 없다던데 그렇다면 싸움박질이란 인간의 본능인 것이냐 하는 생각까지 겹쳐서 점점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연상은 진행되어 간다.

흠. 싸움이란 것의 원형요소는 경쟁이며 즉 경쟁지상주의라는 세태가 반영 된 것이라는 이론도 그럴듯 하려나. 경쟁을 내면화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기본 전략중 하나니까 독자엽서 순위에 의해서 경쟁에 내몰린 만화가들은 경쟁을 내면화하고 경쟁이 내면화된 배틀물 만화를 그려대서 그걸 읽는 자라나는 새싹들로 하여금 경쟁이라는 가치관이 인간의 본성인 거라고 내면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가? 슬슬 만화책 보는 것도 두렵지 않은가? 아니면 말고.

으음. 그럼 연애를 '젊은이들의 지상 목표'화하는 다른 부류 - 또는 이미 같은 부류 - 의 만화들은 어떤 정신적 세뇌적 배경하에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걸까? 한 번 생각해 봅시다그려. 요즘 쓰는 글들은 어째 마지막 부분에 가서 맥이 빠지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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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이 정도로 건방진 글투를 쓴 적이 있었나요!
근데 할리퀸 소설은 한 권도 안 읽고 이런 글을 썼으니 역시 제대로 된 글이 될 리가 없겠습니다.

경쟁지상주의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도 싸움질 얘기는 차고 넘쳤지 싶습니다. 싸움 얘기는 왜 재미있을까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재미 없는 싸움 얘기도 많고. 일단 넘어가기로 합니다.

연애지상주의적인 세태는 점점 더 심화되어서 요새는 만화고 뭐고 그냥 온 세상이 외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연애를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같은 말을 하면 측은하는 눈빛으로 쳐다볼 지도 모릅니다. 아니 뭐, 연애를 한다고 못 먹고 사는 건 아니지만요.

연애주의는 커플 상대로 장사하려는 수작이라는 의심을 강하게 드러내는 글을 전에 한 번 썼던 것도 같은데 찾아보기 귀찮군요. 아무튼 연애는 돈이 되니까 연애를 권한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것 만은 아니겠지만요. 예를 들면 역시 '싸워라' 보다는 '사귀어라' 가 말하기 편하다든가 그런 거. 듣는 쪽 입장에서야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지만요.

ps : 요새는 만화를 좀 덜 봐서, 거의 다 사서 봅니다.

2010/03/17 17:24 2010/03/17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