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시리즈를 더 찾아봤는데 영 안 나오네요.
나중에 나오면 계속하기로 하고, 일단 다른 걸 합시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다이어리, 2004-10-18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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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8 02:10

64일

8의 제곱
8은 2의 세제곱이니
대립 - 2 - 과 변증법 - 3 -을 여기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
이건 다시 말해서 64가 2의 여섯제곱이라는 것이고,
(완전수는 원래 6임을 상기하자)
또한 4의 세제곱이라는 것이다. 한 변이 4인 큐브의 부피는? 64.
6+4=10. 10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더 말 할 필요가 없다.

역시 수비학이라는 건 대단해.
어느 숫자든 미친듯이 설명을 붙일 수 있잖아?

어쨌거나 담배를 끊었더니 이런 헛소리가 간절. 도서관에서 책을 붙잡고 있다가보면 담배가 또 간절. 간절한 건 담배 자체라기보다는 나가서 바람 쐴 기회.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는 나가서 숨을 돌리라는 것은 진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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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땐 깔끔하게 사라지고 싶다. 흔적 같은 거 남기지 않고 아무도 찾을 수 없게 사라지고 싶다. 시간 지나 기억이 기억 속에 묻히고 스러지면 가끔씩 어쩌다 생각이 나다가도 변덕스럽게 사라지곤 하는 그런 것이 좋다. 사진을 남기고 싶지도 않고 글을 남기고 싶지도 않다. 남에게 나를 기억할 매개를 남겨두고 싶지 않다. 필멸이 운명이라면 깨끗하게 잊히는 게 좋으리라(이것만은 확신할 수 없지만). 내가 남긴 무언가가 어디론가 흘러가서 내가 알 수 없는 어딘가에 뿌리내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다른 맥락 다른 상황 속에 흘러들어가서 내가 만든 것이 그것이 아닌 것으로 되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는 나를 통제하기를 원한다. 나는 내가 세상에 불러낸 모든 것들이 나의 통제 하에 있기를 원한다. 나의 기억이 나와 함께 죽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기억이 나와 함께 사라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니까 탈퇴하면 스크랩해간 거 다 지워지게 하라구.
싸이월드 잡것들아. 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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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두 번 죽는다. 육신의 죽음이 첫 번째, 기억 속에서 잊혀질 때가 두 번째.
대충 이런 말이 있었지요. 거기에 비추어 보면 조금 재미있네요.

아무튼, '내가 만들어낸 정보의 통제' 에 대한 생각은 요즘 좀 바뀌긴 했지만, 글을 지워도 스크랩한 글은 남는다든가, 글을 지워도 서버에는 남아있다든가 그런 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싸이월드니 네이버니 다음이니 하는 것을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겠지요.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조금쯤은 유지하고 싶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수비학이라는 건 대단하군요. 훗.
2008/03/22 16:26 2008/03/22 16:26
맙소사, 저번 글이 100포스팅 째였어요!
그러고보니 뭐 할까 고민하다 한동안 정전 상태로 빠진 거였는데... 결국 까먹고 뻘글이라니.

뭐, 상관없죠? 컨셉이 뻘글이니까. 거짓말이지만.

이상은 시리즈 찾는 중입니다.

IRiS nX, 200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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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다
삼도천
2004/03/13 (Sat) #87

너와 나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구나
은하수도 같고 피안의 강물도 같이
옛날 노랫소리 물줄기에 흘러간다
너의 목소린지 내 목소린지도 모르게

오호라 햇님아 붉은 발들을 헛디뎌 버려라
시려운 강으로 몸을 담궈 물을 태우렴
오호라 바람아 치마를 흔들며 춤을 추어라
햇님이 태운 물먼지를 훨훨 날리렴

그러나 바람은 잠들고 해는 지네 서산으로
하루가 흐르고 강 저편이 어둑어둑 물소리에 잠기누나

내가 나로 있느니 네가 없느니
강물로 뛰어들어 모두 잊겠네
내가 나로 있느니 네가 없느니
물고기나 되어서 바다로 가리

오호라 햇님아 붉은 발들을 헛디뎌 버려라
시려운 강으로 몸을 담궈 물을 태우렴
오호라 바람아 노래를 불러라 네 님도 불러라
머나먼 땅에서 흙을 실어 강을 메우렴

초록풀이 자라는 대지야 생겨나라 엇어서
꽃을 밟으며 뛰어 들리
너와 내가 만나면 비도 참 달다

내가 나로 있느니 네가 없느니
강물로 뛰어들어 모두 잊겠네
내가 나로 있느니 네가 없느니
물고기나 되어서 바다로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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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노래다.

하지만 요즘 계속 맨 앞부분만 생각난다.

너와 나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구나.
너와 나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구나.
너와 나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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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상은 시리즈와는 핀트가 좀 다릅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며 썼습니다. 라고 해 둡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건 확실해요.
2008/03/22 15:37 2008/03/22 15:37
이런 식이면 다 옮길 때까지 몇 년이 걸리겠군요. 한숨 나오는 일입니다...
근데 편하긴 편하군요, 이거.

이상은 시리즈, 계속?

IRiS nX, 200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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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2003/07/16 (Wed) #62



내려오지 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 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중독되겠다. 이 노래. --;
뒤늦게 알아서 듣고서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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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노래는 여전히 좋아해요. 하지만 요즘도 맨날 듣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뒤 학교 축제에서 라이브로 들을 기회가 있었지요. 순서는 반대일지도...

좋은 노래입니다. 비관적이랄까 잘난척이랄까지만.
그런 거 좋아해요.

그리고, 역시 짧군요.
2008/03/21 21:43 2008/03/21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