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하는 예전에 쓴 글 옮겨놓기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게시판-부자유게시판, 2004-11-21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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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힌 돌

2004.11.21 04:25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이라는 게 있다.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라는 것도 있다. 갑자기 떠오른 쪽은 그 뒤로 잊혀지지 않는 것이 되기 십상이다. 악의에 가득 찬 것, 부끄러운 것. 그렇게 잊고 싶어서 잊은 것도 있다. 뜨끔했던 것도 있다. 잊고 싶어서 잊어버렸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기억나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정말 알 수 없는 것도 있다. 어느 순간, 말 하는 쪽도 듣는 쪽도 악의없이 한 마디 했을 뿐인 말이 갑자기 어느 순간 살아난다. 그 말을 들으면서 그렇게 무안해한 것도 아니고 놀랐던 것도 아닌데, 그 말을 했던 쪽도 그렇게 큰 의미를 담아서 한 말이 아닌 것 같은데, 어느순간 그 한 마디가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리고는 잊혀지지 않게 된다.

괴로운 것은 잊혀지지 않는 것은 잊혀지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무섭다는 것이다. 아무 의미도 없는 말도 수십 번 되풀이되면 짜증난다. 그런데 그걸 넘어서 수백 번이 되면, 그 뒤로는 짜증이 나는 게 아니라 무서워진다. 잊혀지지 않는 기억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무섭다. 끊임없이 무섭다. 어디로 도망가든 따라오면서, 머리뼈 안쪽 벽에 붙은 기생충처럼 내 정신을 빨아먹는다. 잊으려면 갈대숲이나 나뭇구멍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런 건 아직 찾지 못했다. 어쩌면 찾아도 거기에 대고 말을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니다. 아마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비밀이지만. 어쩌면 언제까지나 비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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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해서 괴로운 기억 중에는 잊고 싶지 않은 것도 있겠지요.
만약 누군가가 잊을 기회를 준다면, 잊기로 할 수 있을까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2009/04/11 18:08 2009/04/11 18:08
정말로 하나 더. 하루에 두 개. 오랜만.
그래봤자 옛날에 쓴 걸 옮기는 것 뿐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다이어리, 2004-07-0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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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5 월 12:16

뚱딴지같이 허리가 3일째 아프다. 아무 것도 하기 싫지만 누워있어도 아픈 건 마찬가지다. 어쩌면 너무 게으르게 살아서 이런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긴 해도 지난 십수년간 집안에서 노는 만큼 건강해져왔던 나로서는 아연실색할 일이 아닐 수 없겠다.

계속 아프니 나가기가 싫다. 안 나으면 나가기 싫은 수준을 넘어서 나가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다음주가 되기 전에 낫지 않으면 커다란 펑크일지도 모르겠다. 약간은 걱정을 해볼까.



그나저나 일기를 쓰고 말았으니 완전범죄의 꿈에서는 한 발짝 더 멀어졌지 싶다. 괴로운 일이로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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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거 겨울 일로 기억하는데 여름이었네요.
나가서 돌아다녔더니 싹 나았습니다. 허리가 아프면 운동을 하세요. 오늘의 교훈.
2009/04/07 21:08 2009/04/07 21:08
생각이 난 김에 하나 더.
라고는 해도 이미 며칠 지났죠. 하하.

싸이월드 미니홈피, 다이어리, 2005-05-0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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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1 일 21:47

오래간만에 머리 속에 불꽃이 몇 번 튀었다.
그래봤자 벼락불이었다. 밝긴 하지만 책 한 자도 읽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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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벼락불도 드뭅니다. 흥.
2009/04/07 20:59 2009/04/07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