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해서 들어간 대학의 2학기, 질풍 노도인지 진탕 노고인지 하는 시대 얘기.

IRiS nX, 200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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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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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22 (Fri) #41

기분나쁜 불안감이 든다... 뭔가 해야 할 일을 빼먹고 있는 듯한 느낌.
예전에 시험 전날에 공부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만화책 보던 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별 이유 없이 불쾌하다. 불쾌...

요즘은 머리가 빈 듯한 느낌이 든다. 뭐든 해야 되는데 아무 것도 떠오르질 않는다. 정말 머리가 죽어버렸나. 어쩌면 그것 때문에 불안한건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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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서 바빴지요. 실속은 없고.
이 때 조금 더 흥미 본위로 살았다면 어땠을까요. 데모질을 해도 흥미롭게 :D

그렇다고 데모질 열심히 했다는 건 또 아닙니다. 저 때가 학생회 선거 중이었을까, 끝난 다음이었을까... 아마 선거 끝난 다음이었을 거 같네요. 막상 하자니 별로 재미는 없는데 시간은 많이 들어가는 활동이었죠.

경멸은 세련되게 해야 하는 것인데, 저는 아직 경지에 달하지 못한 것 같으니 자세한 말은 접겠습니다.
2008/11/23 10:31 2008/11/23 10:31
맨 윗글이 남 얘기라 좀 경망스러워 보여요. 그래서 대충 하나 집어다 올립니다.
옛 글 옮기기 계속.

싸이월드 미니홈피, 다이어리, 2005-05-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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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9 월 00:01

이영도가 대단하긴 대단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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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다이어리가 표시방법이 좀 바뀌었네요. 요일이 등장.
아무튼 새로 쓸 일은 없지만 이렇게 되니 옮기는 내용이 바뀌네요. 미묘한 재미가...

그건 그렇고 드래곤 라자 10주년 기념 한정판 책장사에 홀랑 넘어가서 104400원을 질렀으니 그 기념으로 이영도 나온 다이어리를 올려봅니다. 그러니까 진짜 한정판인 나무상자는 아니고 종이상자로 샀어요. 2차 판매 할 때. 나무상자 파는 시간엔 시험을 봤거든요... 그리고 나무상자는 별로 필요도 없고.

아무튼 지금도 이영도빠는 많고도 많다는 얘기. 전 500상자면 한 시간은 걸릴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사긴 샀으니 다행입니다. 다행이긴 한데 나 거지...아윽.
2008/11/19 23:53 2008/11/19 23:53

일방통행으로서의 블로그

글/IT 2008/11/17 01:30 ScrapHeap
오랜만입니다. 슬슬 시험철이라서요. 학교 다 졸업해도 이놈의 시험 시험.

일단 참조 블로그 : 마지막 앙마의 천사되기-Devilism to Angelism-
(* 방문자수에 목매는 낚시꾼에게 낚이기 싫은 분은 클릭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안 봐도 글 읽는데 지장은 없을 거예요.)

블로그라는 건 기본적으로 양방향성이라는 큰 특징을 갖고 있어요. 오락가락은 하는데 이게 정보는 없고 쓰레기 뿐 아니냐, 뭐 이런 말도 나오고 있기야 하지만 그건 일단 넘어갑시다. 주제랑 좀 어긋나거든요. 아니 뭐, 저는 인간은 비실용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족속이라서 위대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무튼, 그런데, 이글루스에 가입은 안 했지만 떠돌아다니기는 하는 구차한 삶을 살고 있던 저에게, 획기적이고도 전복적인 거대한 사회공학적 실험이 목격되었습니다. 바로, 철저한 일방통행으로서의 블로그인 것이지요. 저 위에 링크해 놓은 블로그가 바로 그것입니다.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단 낚는다.
인터넷에서의 일반적 용법에 따른 낚시를 뜻합니다. 저는 아직도 사람을 낚는 것이 왜 즐거운지, 사람에게 낚이는 것이 왜 열받는지 잘 모릅니다만...

2. 댓글과 트랙백은 마음에 드는 것 빼고는 모두 지운다.
이 과정에서 마음에 안 드는 댓글과 트랙백을 '악플' 로 정의합니다. 이로서 다시 일단 낚습니다.
참고로 마음에 드는 댓글은 '생각있는 사람의 댓글' 로 정의되는 모양입니다.

그 다음은 반복입니다. 이걸로 끝입니다. 정말 간단합니다. 그런데 이런 간단한 작업이 놀라운 효과를 나타냅니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 블로그의 주인은 사람들에게 계속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반면, 그 신호를 받은 사람은 ('생각있는 사람의 댓글'을 다는 경우를 제외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보일 수 없습니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반응을 보일 수는 있지만 그 반응을 제3자가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대면하는 경우 절대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 여기서 관측됩니다. A가 말하고, 그게 마음에 안 든 B가 대답을 하는데, 옆에서 뻔히 보고 있는 C는 A의 말밖에 듣지 못 합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이런 글이 올라와도 저 블로그만 가는 사람은 그 존재를 알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분명 클릭 한 번으로 뻔히 보이는데 그곳에 가 닿을 수 없다니, 역시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도 같군요.

근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애초에 저런 일방통행식 낚시글 온리 블로그라면 A의 글을 보는 사람은 어째서 생길까요? 물론 아무 블로그나 들어가서 무차별적으로 트랙백을 보내고 댓글을 다는 방법이 있습니다. 근데 이 경우 그 블로그의 주인이 삭제하는 길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것이 밸리입니다. 글을 보내서 불특정 다수가 보게 하는 시스템. 이걸 이용하면 일방통행식 블로그는 계속에서 신선한 생선사람들에게 자신의 글을 노출시킬 수 있고, 자신의 확대 재생산이 가능합니다. 아아 암울하군요. 밸리는 이렇게 활용되고야 마는 것일까요.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이 상황을 타파하는 것 역시 밸리라는 점입니다. 저 위에 링크를 걸어 둔 이런 글은 이 글을 쓰는 현재 이글루스 연애밸리에, 저 맨 위에 나온 블로그 글 바로 아래에 찰싹 붙어있거든요. 이로서 저 일방통행식 블로그의 주인에 대한 몇 가지 간단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비로소 평가가 가능해집니다.

찌질이네욥.

사람들이 사람 낚는 것을 즐거워하는 이유가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뭐가 어쨌든 블로그 방문자수가 늘면 좋다는 것 같네요? 근데 이거, 결국 '나 인기있어' 라는 정신승리법 냄새가 너무 나서... 뭐랄까... 아니, 남의 악담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 여기서 그만.

연애밸리에 저런 재미있는 글들이 올라온다는 점이 참 '그러라고 만든(이하생략)' 스럽다는 의견에는 제법 공감이 가는데, 이 세상에 존재하는 찌질이 한 분을 새로이 알았으니 그냥 넘어가도 되겠지 싶습니다. 역시 길 가는 사람이 세 명 있으면 스승이 있는 법이네요. 오늘도 많이 배웠다.
2008/11/17 01:30 2008/11/17 01:30